[국민일보 2001-06-18 10:22]
“가격인상 요인이 되기 때문에…,기술개발이 안돼 있어서…”
쏘나타와 크레도스 등 중형승용차가 에어컨 항균필터도 달리지 않은
채 시판되고,소비자들은 에어컨에 항균필터가 필요하다는 사실조차 몰
랐다는 보도가 나가자 현대와 기아,대우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생산업
체들은 이같은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기에 바빴다.
기아차 관계자는 98년말 이전에 생산돼 현재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있
는 승용차 모델을 개발한 93년쯤에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에어필터와 관련된 기술이 전혀 개발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
었다고 변명했다. 같은 계열사인 현대차는 이렇다 할 설명을 하지 않
은채 묵묵부답이고 대우차 관계자는 최고급 승용차에만 항균 에어필터
를 달아왔고 중소형급까지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또 최신 모델
인 레간자에도 4등급중 하위 2등급에는 항균기능이 없는 일반필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유감을 표명하거나 리콜 등의 대책은
내놓지 않은채 변명으로 일관해 소비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국내소
비자들은 그동안 수출용과 국내 시판용 차량의 안전기준이 다르고,고
급승용차와 중소형 승용차에 적용되는 부품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도
속아왔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1000만원이
넘는 차값과 에어컨을 비롯한 갖가지 ‘옵션’으로 수백만원을 더 지
불하고도 겨우 1만8000원짜리 에어컨 필터가 없어 건강에 해로운 먼지
를 늘 들이키고 또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치를
떨었다.
“설마 자동차 회사들이 운전자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에어컨 필
터를 달지 않고 또 에어컨 필터가 필요하다는 사실조차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늦었기는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소비자들의 이같은 불
만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전국부 김칠호기자
기사제공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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