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1-06-15 12:27]
현대자동차의 소나타기종과 대우자동차의 레간자,기아자동차의 크레도
스 등 국내산 중소형 승용차뿐 아니라 택시에도 에어컨 항균필터를 장
착하지 않은 채 시판되고 있으나 자동차업체들이 이를 전혀 알리지 않
는 바람에 항균필터없이 장시간 에어컨을 켜고 다니는 택시기사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특히 여름마다 두통과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는 택시기사들이 상당수
에 달하고 있는데다 탁한 차안의 공기를 정화하지 않은 채 에어컨을
가동할 경우 운전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져 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높아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5일 경기도 의정부지역 택시업체에 따르면 의정부 지역에서 운행되
고 있는 15개 회사와 개인택시조합 소속의 1200여대 택시 중 에어필터
를 갖춘 차량은 거의 없고 에어필터가 있는지 여부조차 알고 있는 택
시기사도 손에 꼽을 정도다.
실제로 K산업의 택시 32대 중 에어컨의 항균필터가 장착되지 않은 쏘
나타가 22대이고 Y운수는 47대 중 역시 에어필터가 없는 크레도스가
28대,쏘나타 9대이다．또 K운수는 50대 중 40대,B운수는 38대 중 37대
가 각각 쏘나타였다．
이는 전국 대도시에 운행되고 있는 택시도 에어필터가 없이 운행되기
는 마찬가지다.때문에 하루 2교대로 근무하고 있는 택시기사들은 여름
내내 에어컨을 켜고 다녀 호흡기질환과 두통 등에 시달리고 있다.
5년째 택시운전을 하는 이모씨(K산업·경기도 의정부시)는 “승객들
이 차에 타는 순간 시원하지 않으면 짜증을 내기 일쑤여서 하루종일
창문을 열지 못한 채 에어컨을 가동하고 다닌다”면서 “여름철만 되
면 두통과 호흡기질환 등을 호소하는 택시기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 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자동차업체들이 택시에까지 항균에어필터를 달
지 않고 또 이같은 사실을 숨긴채 차량을 판매해온 것은 택시기사들
의 건강을 안중에도 두지 않은 상술로 도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라
며 앞으로 자동차업체에 대해 강력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김칠호기자 seven5@kmib.co.kr
기사제공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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